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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사무금융연맹 전국증권노조 코스콤비정규지부(이하 코스콤비정규지부)는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53조에 따라 8월 28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신청서를 접수했습니다. 이번 쟁의조정 신청은 사무금융 비정규직 노동자 최초의 쟁의조정 신청이자,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원청 사용자를 상대로 쟁의조정 신청을 한 최초의 사례입니다.
코스콤(구 증권전산)은 20여년 간 50여개에 달하는 이름뿐인 ‘협력업체’를 이용해 위장도급 불법파견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를 착취해왔습니다. 결국 지난 5월 비정규노동자들은 코스콤비정규지부를 설립해 현재까지 정규직 직접고용쟁취를 위해 투쟁하고 있습니다. 이미 노동부도 코스콤의 불법파견을 먼저 나서 조사해 검찰에 수사지휘를 요청했습니다.
코스콤비정규지부 조합원들은 형식적으로는 협력업체에 소속되어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코스콤의 직접감독 하에 지휘․명령을 받고 있습니다. 코스콤은 코스콤의 자산으로 등록된 각종 공구, 컴퓨터, 사무비품 등을 업무용으로 조합원에게 지급하였습니다. 근태관리 또한, 코스콤 사내 전산망인 나누미로 직접 통제 관리 되어 왔으며, 코스콤은 조합원들에 대하여 직접 보직임명, 전직, 작업장 배치 등을 했습니다. 이런 상황임에도 코스콤이 사용자가 아니라면 대체 어느 누가 사용자란 말입니까?
코스콤은 불법파견을 진성도급으로 만들기 위해 지난 5월 대규모 업체정리를 시행한 이후 도급사업장으로서의 외관을 갖추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코스콤의 지배관리하에서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코스콤비정규지부의 근로조건에 대한 실질적 결정권은 코스콤만이 가지고 있습니다.
현행 근로기준법 상 도급 사업에 있어서 직상수급인의 책임을 규정하고 있고(근기법 제43조 제1항, 제93조 1항), 산업안전보건법에서도 도급사업의 사업주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습니다.(산안법 제29조 제1항). 또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근로자의 단결권 등을 보호하기 위하여 근로기준법보다 근로자개념을 더욱 확대하고 있고, 단체교섭 당사자로서의 사용자는 근로조건에 지배력을 미치는 자도 해당한다고 할 것입니다. 대경건설노조와 현대중공업사내하청노조의 판례에서도 법원은 원청업체의 사용자성을 인정하고, 하수급업체에 소속된 노동자들 역시 원청업체와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이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코스콤도 자신의 지배력과 사용자성을 인정하여 지부의 요청에 따라 현재까지 교섭을 진행하여 왔으며, 7월 3일에는 코스콤비정규지부와 ‘기본합의서’를 체결하여 사용자성을 인정하였습니다. 코스콤의 불법파견이 명확한 사실이듯이, 코스콤비정규지부 조합원의 사용자가 코스콤이라는 것 역시 명확한 사실입니다. 코스콤 역시 ‘사용자가 아니다’고 주장하면서도 고용,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사용자의 지위에 있기에 코스콤비정규지부와 교섭을 진행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쟁의조정신청에도 코스콤은 ‘사용자가 아니다’며 발뺌하려 할 것입니다.
차별시정권한을 가지고 있는 중앙노동위원회가 이번 코스콤비정규지부의 쟁의조정 신청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중앙노동위원회가 비정규직 차별시정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척도가 될 것입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코스콤이 문제해결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주장하는 ‘사용자가 아니다’를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코스콤이 비정규노동자의 사용자임을 명확히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조정신청에서 코스콤이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벗어나게 되면 불법파견을 행해오고도 그 책임을 면제해주는 것이 되고, 코스콤비정규 노동자들은 근로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기본적인 요구를 할 당사자가 현실에서 사라져 버리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중노위는 더 나아가 현재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의 투쟁으로 비정규직 문제가 사회적 쟁점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조정해야 할 것입니다.
사무금융연맹은 이번 쟁의조정에 있어 중노위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합니다. 더 나아가 코스콤 사측이 책임을 회피하며 문제를 키울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성실하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 정규직 직접고용이라는 정당한 요구를 수용할 것을 촉구합니다. 수차례 밝혔듯이 코스콤이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아 끝내 전면투쟁이 벌어진다면, 사무금융연맹은 총력을 다해 코스콤비정규 정규직화 쟁취를 위해 함께 투쟁할 것을 다시 한번 밝힙니다.
2007년 8월 29일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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