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루탄 날리던 그곳, ‘댕기부대’로 앉아

6월항쟁계승, 연맹 창립25주년 기념식 열려

6월 8일 오전 10시 대한문 앞에서 ‘6월 민주항쟁 계승, 연맹 창립 25주년 기념식’이 개최되었다. 오늘 집회는 87년 6월 민주항쟁과 연맹 창립 25주년을 맞아, 시대의 선두에 섰던 선배 사무금융직 노동자들의 정신을 계승하고, 오늘날 우리 사회 노동자들의 비극적 현실을 체감할 수 있도록, 특별히 대한문 쌍용자동차 분향소 앞에서 개최했다. 기념식에는 특히 최재호,김국진,곽태원,심일선,김형탁,정용건,이상재등 전임위원장과 선배들도 참석했다.

대회사를 통해 박조수 연맹위원장은 참석한 내외빈을 한 분 한 분 소개한 후, 25년전 한국노총의 16개 산별연맹 대표자들이 정권 수뇌부와 오찬을 한 후 호헌지지선언을 하자, 당시 금융노조에 속해 있었고 이후 사무금융연맹의 모태가 되었던 13개 노동조합 대표자들이 호헌반대성명을 내었던 역사에 대해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이명박정권 들어 각종 금융비리에 청와대가 연루되지 않은 것을 찾기 힘들고, 조현오 청장이 쌍용자동차에 대한 살인진압을 재임중 가장 큰 자랑거리로 꼽는 세상에서 우리가 살고 있다”면서 “이제 우리 사무금융연맹은 선배들의 자랑찬 역사를 이어받아 산별노조의 한길에서 비정규노동자와 함께 새로운 투쟁을 조직하자”고 다짐했다.

백기완 소장은 6월항쟁때 최루탄을 뒤집어쓰고 눈을 못떠서 목욕탕에 갔는데 어떤 금융권 직장인이 목욕비를 내주더라는 이야기를 하며, “내가 사무금융직 노동자가 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운을 뗀 후, “어느 사이 스물다섯해가 흘러 앉았다 일어서기도 힘든 할아버지가 되었지만 우리 사회는 그때보다 더 나빠졌다”고 탄식했다. 백기완 소장은 “넥타이부대? 영어 쓰지마! 넥타이가 다 뭐야..우리 말로는 댕기야 댕기! 댕기부대가 앞장을 서서 이명박 정권을 부수면 이 늙은이도 여러분 뒤를 따라 가겠다”면서 투쟁을 당부하는 말로 격려사를 대신했다.

노회찬 통합진보당 의원은 6월항쟁 25주년을 맞아 ‘정치적 민주화는 되었지만 사회적 민주화는 되지 못했다’고 전제하고, “노동자 대파업투쟁을 통해 절절한 민중의 요구를 펼쳐 냈던 때로부터 25년이 지난 지금 이시기는 사회경제적 민주화를 위해 떨쳐 일어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노의원은 “민주노총도 어렵고, 통합진보당은 얼굴들고 다니기 힘들 정도로 바닥”이라며 “몸 던지면서 싸워왔던 25년 전 그 정신으로 돌아가서 결자해지의 심정으로 6월정신, 7,8월 노동자대투쟁 정신으로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은 먼저 “근본을 모르는 사람은 세상의 근본을 닦을 수 없고, 역사를 모르는 자는 미래의 주인이 될 수 없다”는 말을 상기시켰다. 김 위원장은 “6월항쟁의 주역들은 나름대로 다들 한자리씩 했지만, 7·8월 노동자대투쟁의 주역들은 여전히 길거리를 헤메고 있다면서, 형식적 민주주의에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하지만, 내용적 경제적 민주주의는 퇴보하고 있고, 바로 이것을 바로잡기 위해 올해 민주노총은 6.28 경고파업을 시작으로 지난 7·8월 투쟁의 역사를 복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올해 6.28 경고파업때 이 자리가 미어터질 정도의 조합원들을 보게 될 것이라며 사무금융연맹의 조직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