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차별적 분리직군제, 대책 마련 시급

10.6~7 분리직군제 대응방안 모색을 위한 연맹 여성위 워크숍 

2012년도 사업에 분리직군제 폐지 및 개선사업 반영 결의

연맹 여성위원회(여성위원장 박영숙, 이하 여성위)가 지난 10월 6일, 7일 양일간 강화도 오마이스쿨에서 워크숍을 개최하여 분리직군제 관련 집중적인 논의를 가졌다. 이번 여성위 워크숍은 2006년 우리은행 분리직군제 도입을 계기로 확산되고 있는 금융권 분리직군제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해 개최되었다. 이번 워크숍에는 15명의 여성위원들이 참석하였으며, 여성위원들은 첫날 워크숍에 이어 둘째 날 강화도 나들길 걷기 행사를 갖고 2012년 더욱 활기찬 여성사업 전개를 위한 결의를 다졌다.

분리직군제 토론에서 여성위원들은 성차별적 제도가 분명한 만큼 폐지 또는 개선을 위해 노동조합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이를 위해 먼저 사업장별로 돌아가며 분리직군제 및 여성 승진 현황에 대한 실태를 발표했다. 그 결과 대부분 사업장에서 분리직군제 또는 분리직군에 준하는 여성에 대한 승진 장벽이 존재함을 확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위원들은 분리직군제 등 여성차별에 대해 노동조합 대응이 전무하거나 미진하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금융권 여성차별이 장기간 지속됨에 따라 이를 해소하기 위한 해법 또한 복잡하고 간단치는 않다. 그러나 여성위원들은 이번 워크숍을 계기로 분리직군제에 대한 본격적인 대응책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최근 LIG손해보험지부의 분리직군제 투쟁과 대한생명 신임집행부의 분리직군제 폐지 공약 등은 분리직군제 관련 고무적인 사례로써 타 조직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성위원들은 당장 2012년부터 연맹이 대의원대회 등 공식적인 의사결정기구를 통해 분리직군제 관련 분명한 방침을 제시하고 가맹조직들이 이를 이행할 수 있도록 조직화하도록 요구하기로 했다. 또한 노동조합이 성차별 문제를 여성사업으로만 치부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 전체의 주요사업으로 삼을 수 있도록 노조간부들의 인식을 바꿔나가는데도 노력하기로 했다.

워크숍 마무리 순서로 2012년 여성사업에 대한 바램을 적어낸 결과, 연맹에 대해서는 직군제 폐지, 승진할당제 시행촉구, 여성직무개발 프로젝트 수행, 업무평가기준 마련 작업 등의 의견이 제기되었다. 가맹조직 사업으로는 여성위원회 또는 여성회 신설, 여성교육 및 간담회 개최, 노조 내 여성할당제 시행, 승진 및 연수시 여성할당제 도입, 분노와 투쟁 목소리 조직하기 등의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한편, 둘째 날 여성위원들은 강화도 나들길 8코스를 걷는 시간을 가졌다. 초지진에서 시작해 섬암교에 이르기 까지 2시간여 동안 따사로운 가을 햇볕을 등에 지고 황금들녘과 갯벌을 지나 느릿느릿 걸었다. 이 순간만큼은 노조활동으로 인한 긴장과 스트레스를 잊고 자연 속에서 온전한 자신을 만나기도 했고, 혼자가 아닌 여럿이 걷는 길 위에서 동지들과의 돈독한 우애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1박2일 동안 진행된 이번 여성위 워크숍은 분리직군제 대응을 위해 마련되었지만 노조 내 제반 여성문제가 다양하게 표출된 자리였다. 무엇보다 워크숍을 통해 여성위원들이 비판을 넘어 노동운동 내 여성주의 인식이 작동할 수 있도록 작고 쉬운 것부터 실천해나가자는 결의를 다져 더욱 뜻 깊은 결과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