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위원회는 위법적 행정지도 즉각 중단하라!

25일, 고용노동부ㆍ노동위원회 규탄 민주노총ㆍ법률가 단체 기자회견

복수시행 시행 이유로 노조 교섭권ㆍ쟁의권 침해사례 심각 주장

복수노조 시행 이후 고용노동부와 노동위원회가 위법적 행정해석으로 노동조합의 교섭권과 쟁의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민주노총과 법률가 단체는 25일 오전 11시 중앙노동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위원회의 위법한 행정지도 중단과 복수노조 시행 이전 교섭중인 노조의 교섭권 보장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에는 복수노조 시행 관련 부당한 행정지도로 탄압받고 있는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와 우리 연맹이 함께 했다.

최근 노동위원회가 7월 1일을 전후하여 쟁의조정을 신청한 사건들에 대해 복수노조법 관련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조정이 불가하다는 행정지도를 내놓아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실례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와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각각 돌다리교통과 천년미소의 쟁의조정신청사건에서 이들 노조가 7월 1일 이전에 쟁의조정을 신청했음에도 불구하고 7월 1일 이후 교섭창구단일화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조정대상이 아니라고 판정했다. 또한 우리 연맹의 경우 복수노조법 시행 이전부터 교섭을 진행해온 전국손해보험노조 롯데손해보험지부, 손해보험협회지부, 화재보험협회지부, LIG손해보험지부와 전국사무연대노조 복사골신협지부 등이 낸 조정신청사건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로 조정불가를 결정했다.

현행 복수노조법에 따르더라도 법 시행일인 2011년 7월 1일 이전에 교섭중인 노조에 대해서는 교섭대표 노조로서의 지위를 갖도록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부칙 제4조에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와 노동위원회가 이 법 시행일을 2010년 1월 1일이라는 잘못된 행정해석을 내세워 보수노조법 시행 이전에 교섭을 진행해온 기존 노조들의 교섭권조차 인정하지 않고 있다. 고용노동부와 노동위원회의 주장대로 이 법 시행일을 2010년 1월 1일로 할 경우에는 노조법 부칙 제4조는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한다. 2010년 1월 1일부터 2011년 7월1일까지는 창구단일화제도 자체가 시행되지 않아 ‘교섭대표 노동조합으로 본다’는 문구 자체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노동계는 복수노조법상 교섭창구단일화 절차가 노조의 교섭권과 쟁의권을 침해하는 대표적인 독소조항이라며 강력히 반대해왔다. 그런데 법 시행 이후 고용노동부와 노동위원회는 더욱 적극적인 방식으로 복수노조법에 대한 악의적인 해석을 통해 노조의 교섭권을 침해하고 노조활동을 위축시키는데 앞장서고 있다. 이에 대해 박조수 연맹 수석부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연맹 산하 조직들의 조정사건에서 노동위원회가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내세워 교섭권을 침해한 사례를 발표하면서 “7월 1일 이후에 노동위원회는 사용자협의회로, 고용노동부는 노동탄압부로 이름을 바꿔야 할 것”라고 강하게 규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과 법률가 단체들은 “노동위원회는 위법한 행정지도를 즉각 중단하고, 고용노동부는 노동위원회가 위법적 행정지도를 행하지 않도록 내부지침 및 행정해석을 변경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복수노조 시행 이후,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핑계로 성실교섭의무를 해태하고 있는 사용자들을 처벌하여 복수노조 제도가 교섭거부ㆍ해태의 도구로 악용되는 결과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는 복수노조와 관련한 법률 자체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으로 보고 “향후 강력한 대응에 나설 것”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