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노조 질서재편과 갈등조정 토론회

“현행 단체교섭 창구단일화 조항은 노조운동에 큰 타격”

지난 7월 19일 오후 1시 30분부터 3시간동안 ‘복수노조 질서재편과 갈등조정’이라는 이름으로 연맹 내부토론회가 열렸다. 이날은 마침 시청 대한문 앞에서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의 단식농성과 우리 연맹의 릴레이 동조단식이 진행되는 날이어서, 동조단식에 참가한 동지들의 대부분이 이 토론회에 함께했다.

이날 토론은 권영국 민변 노동위원장이 발제를 맡았고 사회는 박조수 연맹 부위원장이, 그리고 토론자로는 이승철 민주노총 정책국장과 김승호 노사연 연구위원이 각각 지정토론을 맡았다.

복수노조 조직갈등의 쟁점에 대해 발제한 권영국 민변 노동위원장은, 단체교섭 창구단일화 안이 제기되었을 때 “이 방침이 통과된다면 노동조합운동에 크나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며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안”이라고 판단했다며,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이렇다 할 투쟁이 없이 창구단일화조치가 통과되었고 지금은 대체로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상태”라고 한탄했다.이미 사용자가 교섭창구 단일화 조항을 활용하여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에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단체행동권에 대해서까지 제약을 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권변호사는 ‘초기업별 노조도 교섭창구 단일화의 대상에 포함됨으로써 사실상 산별노조의 존재와 역할을 부정하고 설립취지 자체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엄청난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이승철 민주노총 정책국장은 민주노총과 외국노총의 조직갈등 사례와 갈등조정양상에 집중하여 토론했다. 이 국장은 현재 민주노총의 조직갈등해결에서 ‘대산별원칙’과 함께 ‘가입탈퇴시 의결절차와 관련 규약’을 소개한 후, 갈등해결기구나 절차에 대한 세부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미 복수노조 허용 이전부터 있어왔던 복수노조관련 조직갈등의 사례를 2004년 IT연맹, 2005년 서울대병원, 2007년 민주일반노조, 2008년 화섬3사, 2010년 코카콜라노조등의 경우를 들어 설명했다. 아울러 현재 금속, 공공, 보건의료노조의 경우 규약규정상 갈등해결장치를 살펴보고, 외국 사례로 미국AFL-CIO, 영국 TUC, 일본 JTUC-RENGO의 사례와 스웨덴 LO등의 사례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조직운영원칙에 합의하고 그 원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

두 번째 토론자로 나선 김승호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노동조합을 단일한 조직으로 보기 보다 내부의 다양성을 조정, 조율하는 과정에서 공동의 이익을 도모하는 조직’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은  노조갈등의 주된 요인을 ▲ 목표의 공유정도  ▲ 구조와 역할 ▲ 의사소통 ▲ 의사결정등으로 나누어서 살펴보고 마지막으로 갈등관리에 대해 토론했다. 김 연구위원은 ‘갈등을 없앤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언급하며, 갈등이 변화의 계기이며 갈등이 없는 과도한 협력상태는 변화의 거부, 억압적이고 집단적인 사고가 지속되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은 갈등의 원인을 구분하면서 1) 동일한 현상이나 사실에 대한 다른 이해 2) 다양한 이해관계 3) 권력자원에 대한 경쟁 4) 목표달성을 위한 대책이나 수단을 평가하는 과정 - 즉 대안에 대한 평가의 기준 문제 5) 정보의 부족이나 모호하고 애매한 정보 등을 들었다.

김 연구위원은 마지막으로 ‘조직운영의 원칙에 대해 합의하고 그 원칙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노조 내부의 갈등이 자꾸 불거지고 해결하기 어려운 상태로 가는 것은, 내가 상대방에게 요구하고 비판하는 잣대를 나한테는 적용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