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맹 비정규직 사업, 새롭게 출발해야

비정규실태조사 결과 "업종별로 전략 세워 조직화사업 전개해야"

연맹의 비정규사업은 업종별 고용형태별로 다른 조직화 전략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연맹소속 단위노조의 비정규직은 전체적으로 여성, 상품판매직에 집중되어 있으며, 관련한 조직화 사업은 해당 비정규직의 특성에 따라 다른 접근 방식을 적용하는 게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노동조건이 가장 열악한 곳은 청소, 시설관리등 간접고용 영역이며 기본적인 고용안정과 임금 및 노동조건등의 요구를 중심으로 삼아야 하는 반면, 전직과 이직이 빈번하고 노동시장 전반에 대한 규제가 발달하지 않은 보험설계사와 콜센터 직종의 조직화를 위해서는 더욱 심도 깊은 추가적인 조사와 연구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으로 드러났다.

연맹은 작년 12월부터 올 4월까지 연맹 소속 단위노조를 대상으로 방문면접 방식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총 71개 사업장에서 설문지를 수거했다. 연맹은 설문조사결과를 분석한 한국비정규센터(소장 : 이남신)와 함께 금융산업의 구조변화와 비정규직 고용확산 경향, 그리고 비정규직의 활용과 노동실태에 대한 조사결과를 중심으로, 지난 6월 30일(목) 2시부터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연맹 비정규실태조사에 따른 비정규사업방향 토론회’를 개최했다.

연맹 비정규실태조사결과 분석에 대한 발제는 이남신 한국비정규센터 소장이 맡았으며, 이정호 민주노총 미조직비정규실장,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 그리고 우리투자증권노조 모규성 부위원장이 토론자로 나섰고, 연맹 미조직비정규위원회를 맡고 있는 연맹 마화용 부위원장이 사회를 맡았다.

연맹산하 사업장 노동자 206,800명중 141,600여명 비정규직

한국비정규센터의 설문조사결과 분석자료에 의하면 연맹소속 사업장의 전체 고용인원은 20만6천800여명이며, 이 중 68.5%인 14만1천600여명이 비정규직이며 정규직 비율은 27.8%에 불과하다. 보험업의 경우 보험설계사 그리고 여수신기관의 경우 상품의 판매를 담당하는 콜센터 텔레마케터가 많은 것으로 확인되어, 업종별로 특화된 조직화 방침이 수립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격차에 대한 조사결과, 정규직 평균임금이 437만원인데 반해 직접고용 비정규직은 221만원, 특수고용직은 204만원, 간접고용 비정규직은 169만원, 그리고 간접고용 형태로 고용된 청소노동자들이 88만원으로 최저임금 노동자였다.

이남신 소장은 발제를 통해 ‘다른 연맹에서도 비정규실태조사는 수거가 매우 힘들다면서 연맹의 이번 실태조사가 매우 시의적절하게 이루어졌다’면서도 ‘대부분의 단위노조에서 비정규직 조직화 의향이 없다고 말하고 있어 조직사업에 앞서 정규직에 대한 교육등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맹 소속 단위노조의 대표자들은 비정규직 조직화 의향을 묻는 설문에서 현실적으로 당장 조직하기 어렵고(63%), 비정규직이 노조가입을 희망해도 받아들이기 어려우며(63%), 비정규직을 직접 조직화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 없다(85.2%)고 답변했다. 반면, 비정규직의 처우개선을 위한 임단협 개정(30.4%)이나 비정규직 정규직화 추진(37%)등 67.4%가 비정규직의 근로조건 향상을 위한 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설계사는 협회 지원, 콜센터 텔레마케터는 노동조건을 사회적 의제로

이 소장은 ‘연맹의 비정규직 비율은 전체 고용인원 대비 68.5%에 이르고, 이중 보험설계사를 제외하면 20%에 그친다는 점에서, 연맹의 비정규직 조직화 사업의 방향은 간접고용 노동자들에 대한 조직화 사업이 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간접고용 비정규직과 관련해서 외주화에 대해 노조와 합의 또는 협의토록 하는 규정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청소 및 시설관리노동자의 임금과 노동조건 향상,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등을 들어 사측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소장은 전략조직화 사업으로 보험설계사에 대해서는 협회나 모임등을 조직하여 장기적인 안목으로 재정을 지원할 것과 콜센터 텔레마케터의 경우 대표적인 저임금 여성 서비스 일자리인 콜센터 텔레마케터의 경우 업계 전반의 노동조건을 사회적 의제로 제기하면서 노조 조직화의 접점으로 삼을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실질적인 비정규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담당 인력을 확보할 것을 주문했다.

비정규직 개별노동자의 상태나 의식에 대한 조사가 추가되어야

토론에 나선 이정호 민주노총 미비실장은 건설연맹의 비정규직 조직화 사례를 설명한 후, 대전지역에 집중되고 있는 콜센터 현황을 소개하고, 총연맹 대전본부와 공동으로 장기적인 조직화 사업을 진행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연맹 산하 사업장의 주요 비정규직 고용구조와 노사관계를 파악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면서도, ‘추가적으로 개별노동자의 상태나 의식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조직화 사업을 진행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파견이나 특수고용을 제외하고도 사내하청 비율이 9.6%’에 이르고 있다는 점, ‘갈수록 외주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사무금융연맹의 비정규직 사업은 간접고용 노동자로 향해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모규성 우리투자증권 부위원장은 2007년에 있었던 비정규직 정규직화 투쟁사례를 소개하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를 조합원으로 가입시키고, 지역별 조합원 공청회, 철야농성, 쟁의돌입등 투쟁과정에서 겪었던 갈등과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