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항쟁과 진보정치 통합의 현재적 의미
6월 10일 오후 3시, 연맹 창립 24주년 기념 토론회 개최

연맹은 6월 10일 오후 3시 프란치스코 2층 강당에서 ‘6월항쟁과 진보정치 통합의 현재적 의미’라는 제목의 토론회를 준비했다. 토론회의 진행은 이두헌 연맹부위원장이 맡았고,  발제는 ‘6월 대항쟁의 유배된 아들’이라는 제목으로 손석춘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이하 새사연) 이사장이 맡았으며, 김세균 서울대 교수와 김국진 사무금융연맹 전 위원장, 그리고 권영국 민변 노동위원장이 패널토론에 참가했다.

토론회는 87년 6월 항쟁 24주년을 맞아 한국사회의 진정한 민주주의 완성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통해 이땅 노동자, 민중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노동자들의 힘찬 투쟁과 제2의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해 진보정치 통합의 현재적 의미를 되새긴다는 취지에서 마련 되었다.

축사에 나선 권영길 민주노동당 원내대표는 “어렵게 이룬 진보정당 통합 정책합의 이후, 일부에서 합의정신을 왜곡하는 일이 생겨나면서 진보정치 통합이 삐걱대고 있다”고 전하고, “87년 6월에 여러분의 선배들이 나선 것처럼, 오늘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방해하는 세력에 맞서 사무금융연맹과 민주노총이 앞장서 진보정치 통합을 완결시키자”고 당부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손석춘 원장은 ‘왜 민중들은 6월 대항쟁이 일궈낸 6공화국 정치에서 유배되어야 했는가’를 묻고, 스스로 정당을 만들어 정치판에 뛰어 들었던 진보정치가 실패했던 원인을 세가지로 꼽았다. 첫째 진보진영의 적지 않은 인물들이 DJ와 YS의 자장에 빨려 들어갔던 점, 그리고 비판적 지지론을 뚫고 건설했던 민주노동당의 약진 직후 발생한 분열과 정파싸움에 주목하면서 ‘진보정당의 분열’을 두 번째로 꼽고, 마지막으로 실사구시하지 못하는 진보정당의 철학과 정책을 들었다.

손 원장은 진보대혁신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 성찰과 학습 그리고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정 정파에 속한 개개인의 내면적 성찰을 통해 스스로 민중의 생활과 너무 동떨어진 경직된 이념을 고집하고 있지 않은지에 대한 성찰, 그리고 민주노총을 위시한 대중조직 스스로, 진보대통합정당이 집권하면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에 대한 열정적인 학습이 필요하며, 성찰과 학습을 바탕으로 국민 대다수와 최대한 넓게 소통해야 한다는 것이다.

첫 번째 토론자인 김세균교수는 “김대중, 노무현 정권등이 집권하면서 새로운 사회운동으로 부상한 시민운동은 눈에 띄게 우경화 되어갔고, 진보정치운동도 역시 우경적인 흐름에 휩씁리다가, MB정부가 노골적인 신자유주의 정책을 추진하고 신자유주의의 병폐가 분명해지면서, 오히려 한국사회의 이데올로기적 지형이 크게 급진적이고 좌경화하는 흐름에 있다고 판단”했다. 즉 ‘현재의 지형은 보다 급진적인 대안을 추구할 수 있는 객관적 조건이 조성되었으며, 그 때문에 진보대통합의 의의가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의 과제로 변혁지향적이면서도 현실성있는 최적 정강 정책이 마련되어야 하며, 제도정치권에서의 정치적 영향력을 증대시켜 대중투쟁을 활성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김국진 전 연맹위원장은 ‘민주노조가 탄생하기 전에 노조운동진영에서 6월 항쟁에 참여한 경험을 가진 유일한 노동단체가 우리 연맹’이라면서, 연맹의 창립정신은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이며 창립이후 두차례의 연맹통합을 이루어 낸 과정을 소개했다. 아울러 ‘진보진영 인사들은 이념에 충실하려다 보니 비판에 능하고 상대방에게 상처를 입히는 일이 많다’면서, ‘통합은 눈덩이처럼 굴려가야 커진다’고 강조했다.

권영국 민변노동위원장은 민중의 삶을 지향하는 자, 시장만능에 반대하는 자, 민중의 보편적 복지를 희망하는 자,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꿈꾸는 자라면 모두 모여서 통 큰 진보대통합을 이루자면서 ‘머리카락처럼 가느다란 것에 또 다시 홈을 파는 짓’처럼 동지들을 가르고 나누는 짓에 허송세월하지 말자고 주장했다.

세명의 토론 패널들은 모두 공통적으로 운동진영에 만연한 정파적 갈등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여러차례 토로했다. 플로어 토론에서도 박용화 연맹 전 부위원장은 ‘진보진영의 인사들은 사람냄새가 나지 않는다’ ‘진보진영이 원하는 사회는 여러분 보다도 훨씬 어려운 처지에 있는 많은 사람들 개개인이 상처받지 않고 행복하게 사는 사회가 아닌가’고 반문하여 좌중을 숙연케 하기도 했다.

토론을 마친 전현직 간부들은 연맹 근처의 호프에서 선후배 간담회라는 이름으로 술잔을 기울이면서 서로 인사소개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