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노동자를 굶겨 죽일 작정인가”

연맹, 대구성당새마을금고 및 연합회 규탄 기자회견 개최

여성노동자 정리해고 규탄 및 중노위 복직판정 이행하라 촉구

성당새마을금고 정리해고 철회투쟁 225일, 박현 분회장 단식농성 돌입 8일차인 지난 30일, 연맹은 대구 범어동에 위치한 새마을금고연합회 대구지역본부 앞에서 정리해고로 야기된 현 사태의 해결에 연합회가 나설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연맹 여성위원 10여명이 정례 회의를 겸해 참석하였으며 기자회견을 마치고 성차별적 정리해고를 자행한 성당새마을금고 이사장 항의면담까지 전개하였다. 이밖에도 기자회견장에는 전국새마을금고노조를 비롯해 대구지역 민주노총 본부, 농협노조 등 노동조합과 진보양당에서 30여명의 동지들이 참석함으로써 성당새마을금고 정리해고 철회투쟁을 큰 힘을 실어주었다.

 
기자회견에서 연맹은 “성당새마을금고 사측의 부당한 정리해고로부터 비롯되어 박현 분회장의 목숨을 건 단식농성까지 이어지고 있는데도 사측과 연합회가 아무런 반성도 해결의지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규탄하고 “정리해고 된 여성노동자 3명의 원직복직을 위해 조직 역량을 총동원해 투쟁할 것”을 천명했다.

특히 연맹은 성당새마을금고에 대한 감시ㆍ감독 권한을 가진 연합회가 뒷짐 지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에 대해 강하게 비난하고 이제라도 사태해결에 나설 것을 강하게 촉구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연맹 박조수 수석부위원장과 장화식 부위원장(성당새마을금고 대책위원장)이 연합회 대구본부장과 면담 자리를 갖고 성당새마을금고 문제에 대한 연맹의 뜻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도윤훈 연합회 대구본부장은 ‘연합회 차원에서 중재노력을 해 보겠다’는 답변을 내놓아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성당새마을금고 사측은 지난 해 12월 지방노동위원회의 ‘정리해고 부당, 원직복직 이행’ 판정에 이어 올 해 4월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동일한 판정이 내려졌는데도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사측은 연맹과 성당분회 동지들의 정리해고 철회 요구에 ‘법대로’를 주장하며 중노위 판정에 따르겠다고 했지만 정작 판정이 나오자 기존 입장을 ‘손바닥 뒤집듯’ 번복하고 이사회를 통해 행정소송을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성당새마을금고 정리해고는 사측의 왜곡된 노조관 및 성차별적 인식에서 비롯되었다. 사측은 지난 2008년 고용불안을 느낀 여성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하자 노조와해를 위해 갖은 회의와 협박을 일삼았다. 또한 장기근속 한 여성노동자에 대해 “객장에 할머니들만 앉아있으니 누가 예금을 하러 오고 싶겠냐?”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급기야 사측은 2010년 10월 노조간부 뿐 아니라 출산휴가 중인 여성노동자를 정리해고 하는 성차별적 인사를 자행함으로써 지난 3.8세계여성의 날에 대구지역 성평등걸림돌상을 받기도 했다.

성당새마을금고 사측의 시계는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 사측은 자신들의 행동이 불법임을 알면서도 결코 노조를 인정할 수 없고 여성노동자들의 노동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시대착오적ㆍ성차별적 인식을 바탕으로 정리해고 사태의 장기화를 조장하고 있다. 그러나 정리해고 이후 성당새마을금고는 예탁금 총 600억원 가운데 150억원이 순식간에 빠져나가는 등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잃고 파산지경에 이르고 있어 경영상 이유로도 조속한 사태해결이 요구된다. 이에 연맹은 성당새마을금고의 정리해고 뿐 아니라 파행적 금고 운영에 대해 연합회가 나서 감시ㆍ감독을 실시하고 정리해고 철회를 통한 성당새마을금고 금고 정상화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기자회견을 마치고 연맹은 뜨거운 초여름 날씨에도 불구하고 성당새마을금고 앞에서 8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박현 동지를 찾아 뜨거운 연대와 지지의 뜻을 전달했다. 또한 연맹 장화식 부위원장, 박영숙 부위원장, 여성위원들이 황상하 이사장을 만나 1시간 30분에 걸쳐 부당한 정리해고에 대해 강하게 항의했으며 중노위 결정에 따라 즉각적인 원직복직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연맹 임원들과 여성위원들의 강한 압박에도 ‘대의원총회 결정에 따르겠다’며 시종 면피성 발언으로 일관하던 황 이사장은 면담 말미에는 ‘행정소송에 가지 않도록 노력해보겠다’,‘연합회가 중재안을 내놓으면 적극 검토하겠다’는 어느 정도 변화된 입장을 밝혔다.

중노위 판정 이후 사측의 행정소송 여부는 다음 주 중(6월 10일 기한)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자회견을 계기로 언론보도가 이어지자 연합회는 중재안을 마련하여 성당새마을금고 사측과 협의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새롭게 열린 교섭국면에서 박현 분회장의 단식투쟁이 길어지지 않도록 여성노동자 3명에 대한 원직복직 등 해결의 실마리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