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비리 박물관 태광그룹, 이번엔 차명주식 의혹

흥국해복투에서 4월 28일 금감원 조사요청

흥국생명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이하 흥국해복투)는 지난 28일 오전 11시에 흥국생명 광화문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등 경영진의 검찰기소 이후 태광그룹의 주주명부를 분석한 결과 차명으로 의심되는 주주를 발견했다면서 ‘차명주식의혹’과 ‘시세조정혐의’에 대해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흥국해복투에 따르면, 작년 12월과 재작년 12월기준으로 주주명부를 살펴보니 주소지가 태광산업 본사 (중구 장충동 2가 162-1번지)로 되어 있는 주식이 23,331주가 발견되었으며, 이 주식을 보유한 사람은 모두 72명이고 지난 1년간 지분변동이 전혀 없이 그대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바, 보유주식수가 같은 사람이 58명이라는 것이다. 262주 보유주주가 6명이며, 158주 보유주주가 49명, 그리고 131주 보유주주가 3명이다.

당시 우리사주도 없었던 흥국생명에서 이렇게 보유주식수가 동일하고 주소지는 물론 주소지를 기재하는 방식까지 똑같으며, 지분의 변동도 전혀 없었다는 것은 이 것이 경영진의 차명주식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 주식은 시가기준으로 354억 4천만원에 달하며 지분률 2.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미 지난 1월의 검찰조사에서 이호진 회장일가가 다수의 차명계좌를 운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던 것에 비추어 이 주식의 차명의혹은 더욱 깊어진다.

아울러 흥국해복투는 태광그룹의 계열사인 대한화섬의 경우 2005년 12월에 회사를 주소지로 기재한 개인주주와 퇴직임원이 보유한 주식을 2009년 12월에 신한은행이 매입했다면서, 이 주식 역시 차명의혹이 있으며 신한은행이 이것을 알고도 주식을 매입했다면 금융실명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2008년 6월, 이호진 회장의 개인회사인 동림관광개발이 골프장 건설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태광그룹 계열사를 동원하여 골프장 회원권을 선매입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 했다며, 당시 흥국생명은 220억 상당의 골프장 회원권을 선매입하여 보험업법이 금지하고 있는 신용위험을 수반한 신용공여를 한 혐의도 함께 제기했다.

기자회견의 모두발언으로 박조수 연맹 수석부위원장은 최근 부산저축은행사태에서 보듯이 감독당국과 금융기관의 유착으로 돈 가진 놈은 다 살길을 찾고 서민들만 죽어나가는 현실에 대해 개탄했다. 아울러 이미 검찰수사로 드러난 흥국생명의 차명의혹이나 골프장 회원권 선매입으로 이호진 회장을 부당하게 지원한 것에 대해서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는 금융감독원을 질타하고 이호진회장과 태광그룹에 대해 ‘잘못을 사죄하고 해고자들을 일터로 돌려 보내라’고 촉구했다.

허영구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재벌들이 사회적기업 운운하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이유를 몰랐더니, 그것이 자신들의 반사회적 성격을 감추기 위한 것이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태광그룹의 시장 교란행위와 노동자 탄압을 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