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악법에 타임오프까지 ‘이중고’

농협중앙회비정규 배삼영 지부장 농성 돌입

  전국사무연대노조 농협중앙회(비정규)지부 배삼영 지부장이 21일(수) ‘비정규직법 악용 중단’ ‘비정규직노조 탄압 중단’ ‘타임오프제 시행 즉각 중단’ 등을 촉구하며 서울 서대문구 NH농협중앙회 본사 앞에서 농성에 돌입했다.

계약직 노동자인 배삼영 지부장은 2004년 체결된 단체협약에 의해 2005년부터 지부 사무실에서 전임으로 활동해 왔는데, 지난 13일 계약만료를 이유로 해고당했다. 이에 앞서 사측은 7월 1일 타임오프 시행을 근거로 들어 지부장의 임금을 일방적으로 무급 처리했으며, 2004년 단체협약 체결이후 지원해 왔던 노조 계약직 활동가에 대해 인사부로의 업무복귀 명령을 내린 후 이에 불응하자 계약이 만료되기도 전에 해고했다. 또, 농협중앙회(비정규)지부 조합원은 150명으로 타임오프제를 따르더라도 연간 3,000시간의 전임활동을 보장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사측은 노동부가 발표한 타임오프 매뉴얼을 근거로 금융노조 농협중앙회지부, NH농협중앙회노조, 사무연대노조 농협중앙회(비정규)지부 등 사업장 내 모든 노조의 조합원 수를 합친 17,000여명을 기준으로 농협중앙회(비정규)지부의 전임자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이와 같은 일련의 사태에 대해 “타임오프제를 빌미로 노조탄압을 넘어서 아예 비정규노조를 없애려는 술책”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농성돌입에 앞서 21일 11시에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배삼영 지부장은 “2007년 비정규악법 시행으로 비정규 노동자들을 죽음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더니 이제는 타임오프로 비정규노조의 싹을 자르려 한다”며 격분했다. 배 지부장은 또 “농협중앙회가 요즘 ‘같이의 가치’로 이미지 광고를 하고 있는데 비정규 노동자들과는 ‘같이’하려 하지 않는다. 하루에도 수십명씩 해고하고 차별을 밥먹듯이 해대는 농협중앙회가 어떻게 ‘같이의 가치’를 논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연맹 박조수 수석부위원장은 “농민없는 농업정책과 중앙회장 비리로 얼룩진 농협중앙회가 농민들은 나몰라라 하고 중앙회 잇속만 챙기더니 이제 노조마저 몰아내려 한다”고 규탄하고 “비정규직 부문에서 우리연맹의 대표 조직인 사무연대노조와 함께 비정규지부를 반드시 지켜낼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사무연대노조 김호정 위원장도 “중앙회 최원병 회장이 이명박 대통령과 동지상고 동창이라고 들었다. 그 때문에 지주회사 방식의 신경분리 추진에 열을 올리는 모양인데, 비정규직 해고 및 노조말살 획책을 즉각 중단하지 않으면 임기 중에 옷 벗을 각오를 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기자회견 및 농성투쟁에는 NH농협중앙회노조를 비롯해 전국농협노조, 전국축협노조, 생보노조 녹십자생명지부, 우리투자증권노조, 증권예탁원노조, 미래신용정보노조, 민주노총 서울본부, 희망연대노조, 공공서비스노조 서울경기지부, 이주노조,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 인권단체연석회의 등에서 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