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타임오프 매뉴얼 헌법소원 제기

승소하면 공권력 남용으로 매뉴얼 무효

패소해도 노동부 내부 준칙에 불과해 노사관계 강제 못해

  

노동부가 3일 타임오프 매뉴얼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민주노총은 헌법소원과 현장 임단투로 돌파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5월 1일 새벽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의 편법 의결과 6월 3일 노동부의 타임오프 매뉴얼 발표 내용 등은 위헌과 위법, 야합과 편법으로 점철되어 있다”며 “민주노조운동을 말살하려는 의도가 확인된 만큼 모든 역량을 집중해 반드시 타임오프를 무력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또 “타임오프 매뉴얼은 법률에도 없는 ‘근로시간 면제자’라는 개념을 자의적으로 만들어서 사용대상자와 대상업무, 사용인원 등을 근거없이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적어도 시행령에 담아야 마땅할 내용을 행정지침인지 행정명령인지도 모호한 매뉴얼에 포함시켜 사실상 노조활동을 원천 봉쇄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헌법과 노조법, 노조법 시행령이 노동부가 발표한 ‘타임오프 매뉴얼’로 인해 역으로 규정되고 이로 인해 노조와 노사관계가 강제되는 위법한 공권력 행사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민주노총은 헌법소원을 제기하여 잘못된 행정관행을 바로잡고 노조법 재개정 투쟁의 근거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부 매뉴얼에 대한 헌법소원 가능 여부를 검토한 민주노총 법률원은 “승소할 경우 타임오프 매뉴얼이 공권력 남용이 되어 무효화 될 것이고, 패소할 경우에도 매뉴얼의 성격이 단순하게 행정청(노동부)의 내부 행정처리 준칙에 불과하여 현실 노사관계를 강제할 수 없다는 판단이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법률원은 또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동시에 권리침해가 심각하다는 점을 들어 매뉴얼에 대한 집행정지를 신청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MB-한나라당 일방독주와 노동탄압은 6.2 지방선거-교육감선거 결과가 보여주듯이 심각한 타격을 받았으며 정권 레임덕은 이미 시작되었다”고 말하고 “이러한 사정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노동기본권을 부정하고 민주노조운동에 대한 탄압을 계속한다면 파멸을 자초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9일 노조활동 보장 등을 촉구하며 2만5천명이 4시간 경고파업을 벌인 금속노조는 오는 11일 4시간, 15일 4시간, 16~17일 각각 6시간씩 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9일 대우조선이 파업찬반투표를 마무리했고 기아자동차가 이번주 중으로 파업투표를 마무리 하는 등 파업 참가 조직이 계속 늘고 있어 21일 경에는 파업대오가 1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금속노조의 박유기 위원장은 “기아차의 경우 지난 35년 동안 노사간 자율적 합의로 181명이 노조 전임활동을 해 왔는데 정부가 18명으로 줄이라고 강요하고 있다”며 “파업 참가 조직이 점차 늘고 있는데 금속노조의 파업은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우리연맹 정용건 위원장도 “사용자들은 타임오프로 노사합의를 하지 않으면 7월 1일부터 전임자 임금을 주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다”고 말하고 “전면적 노조말살 기조 속에서 현장에서는 계속 갈등이 일어나고 있으며, 우리는 노조법 폐기투쟁과 함께 현장에서 타임오프 무력화 투쟁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