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 "광란의 집단 폭행" 증언 이어져

노조 규탄대회 열고 컨테이너 농성 재개

  여의도 우리투자증권 본사 앞에 컨테이너 농성장이 다시 설치됐다. 우리투자증권노조는 4일 오전 11시30분 농성장 침탈 및 집단폭행에 대한 규탄대회를 열고 용역깡패들이 문을 부숴가면서까지 탈취해 가려던 컨테이너 농성장을 그 자리에 다시 세웠다.

규탄대회에서는 불과 몇시간 전인 4일 새벽 사측이 고용한 용역깡패들에 의해 자행된 ‘광란의 집단 폭행’ 대한 증언들이 쏟아졌다. 노조 김성호 수석부위원장은 “지난 새벽의 용역깡패들은 사람이 아니었다”며 입을 열었다. 김 수석부위원장에 따르면, 30여명의 용역들은 잠겨있는 컨테이너 문을 해머 등을 이용해 부순 후 진입했으며 잠을 자고 있던 5명의 연맹 및 노조 간부들을 마구 짓밟았다. 용역깡패들은 노조간부들을 거칠게 컨테이너 밖으로 몰아내면서 폭행했으며, 이에 항의하는 연맹 간부와 노조 간부들에 대해 주먹으로 눈과 입을 가격했다. 김 수석부위원장은 “지난 12년간의 노조 활동 과정에서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용산 철거민 동지들이 왜 그렇게 처절하게 저항했는지를 십분 알 것 같았다”며 악몽같던 지난 새벽을 회상했다.

새벽에 연락을 받고 긴급히 현장으로 달려온 연맹 박조수 수석부위원장도 용역깡패들에 의해 폭행당했다. 박 수석부위원장은 “목 디스크 치료를 받은지 얼마되지 않아 충격이 더한 것 같다. 턱을 움직이기 힘들다”며 통증을 호소했다. 박 수석부위원장은 정밀진단과 입원치료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규탄대회 직후 인근 병원으로 향했다. 지난밤 노조 간부들과 함께 잠을 자던 연맹 마화용 부위원장은 “깜깜한 새벽에 누구한테 맞는지도 모른채 폭행을 당했고 개처럼 끌려다녔다. 죽음의 공포를 느꼈다”고 증언했다. 마 부위원장은 “용역깡패들을 사주한 우리투자증권 사측에 대해 책임을 묻고 관련자를 처벌할 때 까지 끝까지 투쟁하자”며 결의를 다졌다.

노조 구희득 위원장은 규탄사를 통해 “황성호 사장 취임 이후 원만한 노사관계를 위해 노조는 지난 1년여동안 회사를 설득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는데, 회사는 대화하는 척 하며 IT분사를 일방적으로 강행하고 있다”며 “사측이 급기야 용역깡패를 동원해 노조 간부를 집단폭행했는데 이것은 전면전 선포나 다름없다. 사측이 파국을 자초한 것이며 노조는 투쟁을 회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맹 이성은 부위원장도 “IT분사는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다. 여기서 물러나면 조합원들의 미래는 없다”며 강력한 투쟁이 불가피하다고 역설했다.

이날 규탄대회에는 긴급히 개최됐음에도 불구하고 증권노조, 금융투자협회노조, 생명보험노조, 손해보험노조, 사무연대노조, 한국신용평가정보노조 등에서 50여명의 상근 간부들이 연대했으며, 연맹과 우리투자증권노조는 용역깡패들의 집단폭행과 관련해 사측과 용역회사를 고소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