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삭감저지! 그러나 최근 10년동안 가장 낮은 인상액 110원

최저임금 2.7% 인상, 시간급 4110원, 일급 32,880원으로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75% 인상된 시급 4110원으로 결정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어제 오후 7시부터 9차 전원회의를 시작해 법정 마감시한을 넘긴 오늘(30일) 새벽 5시 전체 위원이 공익위원 조정안에 대해 투표를 통해 110원 인상(2.75%)을 결정했다.

 경총은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가 시작된 지난 5월 이전부터 “최저임금을 따라가지 못하는 영세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고용불안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협박하면서 제도 도입이후 최초로 3770원(5.8%)삭감안을 들고 나왔다.

 최저임금이 저임금노동자에 대한 보호와 임금의 최소 수준에 대한 사회적 보장이라는 점에서 기업들의 최저임금인하요구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약자인 빈곤층의 밥그릇을 빼앗는 행위로 지탄받아 마땅하다.

 ▲ "최저임금 83만원 니가 살아봐라!” 최저임금위원회 앞 민주노총 결의대회 (사진=이영익기자/노동과세계)

 최저임금심의위원회 노동자위원들은 “사회보장이 부족한 상황에서 경영위기의 타격을 가장 많이 받는 층이 중소영세비정규 노동자이며 이들의 임금은 곧 생존권이라는 점과 최저임금은 적어도 전체 노동자 평균임금의 절반은 되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최저임금 노동자의 생계비 개선이 곧 내수활성화로 이어져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5150원(28.7%)인상안을 요구했다.

 기업들은 이번 최저임금 결정과정에서 ‘경제위기를 활용’하기 위해 매우 체계적인 준비를 했다는 것이 협상과정에서 드러났다. 경영진은 협상 막판까지 삭감안에서 끝까지 물러서지 않은 채 최종시한이 임박하여 공익위원의 조정안을 요구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번 최저임금의 결정과정은 예년과 달리 합의처리되지 못하고 표결처리했다는 부정적인 사례를 남겼다. 그에 따라 공익위원의 성향문제도 도마에 오르게 되었다. 특히 이번 최저임금 심의과정은 올해 전원 교체된 공익위원 8명의 성향이 눈에 띄게 보수화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인상률은 IMF외환위기에 돌입하던 지난 98년의 인상률 2.7%와 함께 최저임금제가 시행된 가장 낮은 인상률이며, 올해와 내년의 경제성장률을 감안하면 사실상의 동결수준인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 삭감안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경영계에 맞서 그나마 삭감사례를 만들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최소한’의 성과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