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질" 근무복 입히는 농협중앙회

농협노조, 24일 저질 근무복 공급 규탄 기자회견 개최

저가 저질 근무복 공급 과정 부당 차익에 따른 부정 의혹도 제기

 농협중앙회가 알레르기와 피부발진을 유발하는 ‘저질’ 중국산 근무복을 지급해 여성 노동자들의 분노가 폭발 직전이다. 근무복을 입고 일한 농협 여성 노동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가려움증을 호소하고 있으며, 아토피 증상이 재발된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전국농협노조(위원장 서필상)는 24일 충정로 농협중앙회 본사 앞에서 ‘저질’ 근무복을 공급한 농협중앙회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공개사과와 근무복을 다시 만들어 공급할 것을 요구했다.

농협중앙회는 지난 9월 농협 전체 여성노동자 3만 1천명에게 새 근무복을 지급했다. 근무복을 착용한 여성 노동자들은 피부발진, 알레르기 등 피부질환으로 병원을 가거나 아토피가 재발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농협노조 실태조사에 따르면, 새 근무복을 입고 일한 여성노동자 96.2퍼센트가 ‘만족하지 못 한다’고 응답했다.

게다가 근무복에 중국산(MADE IN CHINA) 라벨이 부착돼 있는데도 농협중앙회는 각종 문서를 통해 국내에서 제작, 공급했다고 거짓말을 하기도 했다. 농협중앙회는 근무복 1인당 20만 원 정도 비용이 든다고 밝혔다. 전체 3만 1천명에게 공급됐으니 62억 원이 드는 사업 규모다.

그런데 농협노조가 공급된 근무복을 감정 평가한 바에 따르면 비용이 1인당 5~6만 원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수십억 원에 이르는 부당 차익이 발생했다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서필상 위원장은 기자회견 여는 말을 통해, “정대근 회장이 구속됐을 때만해도 그것만으로 모든 비리가 끝날 줄 알았는데, 비리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근무복 지급과 관련해 하청업체 사람의 제보를 확보하고 있다”며 관련 자료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용건 연맹 위원장은 “가짜와 비리하면 떠오르는 것이 농협중앙회”라면서 “많은 농협노동자들이 성실히 일하고 있지만 회장과 경영진들의 비리가 농협노동자들을 욕 먹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용건 위원장은 아울러 “농협중앙회와 경영진의 비리에 대한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응징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순 연맹 부위원장은 “여성 근무복 자체가 일제 식민지 잔재”라고 강조하고 나서 “그럼에도 근무복을 입어야 한다면 여성 노동자들의 건강을 먼저 생각했어야 한다”며 연맹 여성위도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은 근무복 반납 투쟁과 항의 서한을 본사에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