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증권산업노동조합(이하 “증권노조”)은 12월 12일 창립총회를 압둔 금융투자협회가 이익단체의 범주를 넘어서, 금융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공익적인 자율규제 기관으로 출범하기를 촉구한다. 금융투자협회는 자체 예산이 500억 원에 달하는 막강한 유관기관이며, 과거의 협회들과는 달리 ‘자율규제’ 업무가 법으로 명시되는 기관이다. 금융산업의 위기와 급격한 변화 물결 속에 출범하는 금융투자협회는 안정적 수요기반확충과 업무영역을 위한 제도정비, 건전하고 공익적인 시장을 위한 자율규제시스템 정비와 더불어 증권산업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유지 확대해야 하는 중요한 역할을 부여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논의들은 새로운 협회가 나아갈 방향이나 공익적 자율규제의 방식과 내용은 실종된 채, ‘의결권, 회비납부방식, 협회장 선출방식’을 둘러싼 각 협회들의 기득권과 이해관계만 부각되고 있다. 또한 설립위원회가 협회장을 단독후보로 추천하여 경선을 치르지 않고 선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방식이 되면 협회장 선출과정에 정치권과 이해당사자의 눈치보기가 기승을 부릴 것이고, 금융투자협회 출범 취지 자체가 흐려질 수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증권산업의 현실은 참혹하다. 증권산업의 과당경쟁과 수익내기에 혈안이 된 사용자의 압박과 금융위기 상황이 겹치면서, 노동자들은 구조조정과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 시장의 구조적 모순이 산업의 반성과 성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구조조정이라는 칼날로 노동자들에게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증권노조는 훌륭한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하는 증권산업이 무한경쟁에 휘말려 고사위기에 직면한 지금의 현실을 개탄한다. 내년 2월 자본시장통합법이 발효되면 증권회사들은 투자은행업무가 확대되는 과정에서 더욱더 무리한 수익추구와 경쟁을 벌일 것이 자명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공적규제 강화와 감시가 절실한 시점이다. 또한 새로운 상품들에 대한 규제와 산업자체의 자율적인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이런 엄중한 시기에 출범하는 금융투자협회가 대형화를 통해 협회의 이익만을 확대하고, 규제업무영역만을 늘리려는 것이 아니라면, 공적규제 강화에 대한 입장을 견지하면서, 이해당사자를 포함하여 산업과 공익의 이해를 조율하는 자율규제시스템을 최우선으로 정비해야 한다. 증권노조는 3만 증권산업노동자들의 염원을 모아 증권산업의 사회적 책임강화를 통한 금융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협회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다 음 -
첫째, 금융산업의 공적규제 강화를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노동조합과 이해당사자를 포함한 증권시장자율규제 시스템을 정비하라. 둘째, 증권전문인력육성을 위한 교육예산을 대폭 배정하고, 협회내에 재취업센타를 건립하는 등 증권산업노동자의 안정적인 일자리를 확보하라. 셋째, 증권회사간 과당경쟁을 지양할 장치를 마련하여 건전한 영업질서와 투자자보호에 최선을 다하라. 넷째, 협회장 선출방식에 관치와 정치적 이해가 반영될 통로를 차단하고, 증권산업의 발전을 위하여 능력 있는 인사가 선출될 수 있도록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라. 다섯째, 협회통합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고용과 노동조건을 보장하고, 진정한 통합을 실시하라. 끝으로 이와 같은 우리의 요구가 관철되어 모순된 증권산업의 제도를 바로잡고 건전한 증권시장을 육성하고 금융질서를 확립하여 국가경제에 이바지 할 수 있기를 당부한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