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해복투, 추석 앞두고 "단식 1만 배 투쟁"

“정리해고 대법원 판결났다고 끝난 것 아니다”

김형탁 의장, 본사 앞에서 곡기 끊고 1만 배 진행

 풍요로운 마음으로 맞이해야할 추석을 일주일 앞두고 곡기를 끊고 무려 1만 번이나 절을 하는 투쟁이 광화문 흥국생명 본사 앞에서 시작됐다.

흥국생명해복투(의장 김형탁)는 8일 "흥국생명해고자 원직복직 쟁취를 위한 기자회견"을 한 뒤 1,500배 절을 하고 단식에 들어갔다. 이번 투쟁은 12일까지 진행된다.

김형탁 의장(전 연맹 위원장)은 이날 1,500배를 했으며 계속 단식을 이어가며 앞으로 3일 동안 2,500배를 하고 마지막 날 1,000배를 할 예정이다.

흥국생명은 IMF 구제 금융 이후에도 매년 수백억 원의 흑자를 내면서도 "미래의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를 들며 2005년 1월 31일 21명을 정리해고 했다. 정리해고와 관련한 재판에서 대법원은 지난 7월 사용자 손을 들어 주었다.

흥국해복투는 대법원 판결에도 굴하지 않고 이날 다시 투쟁을 결의하며 흥국생명 본사 앞에 모였다.

기자회견에서 김일영 생명보험노조 비상대책위원장은 “회사가 흑자를 내고 있는데도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지금의 노동조건을 악화시키고 있다”면서 “이런 상태가 계속되는 한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용건 연맹 위원장은 규탄사에서 “사람들이 흥국생명을 노동탄압 백화점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면서 “정리해고에 맞서 21명의 투쟁이 대법원 판결로 끝나지 않을 것이며 오늘 단식과 1만 배 투쟁으로 다시 투쟁의 열기가 올라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권영국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장(변호사)은 “법원이 정리해고 요건을 너무 완화해서 판단하고 있다”면서 “흑자가 약간 줄어든 것을 경영상 이유가 있다고 한다면 이 땅에 정리해고가 불가능한 회사가 어디 있겠느냐”고 따졌다.

김형탁 의장은 단식과 1만 배에 앞서 “코스콤비정규지부와 알리안츠생명 등 이 땅의 고통 받고 있는 노동자들의 승리를 함께 기원하며 절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법원이 재벌들의 불법에 대해서는 관대하게 집행유예라는 ‘솜방망이’ 판결을 하면서 해고 노동자에게는 "쇠방망이" 판결을 했다”면서 “이번 법원의 정리해고 판결이 ‘전관예우’가 작용한 잘못된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참가자들은 아울러 “대법원 판결로 싸움이 끝났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판”이라면서 “정리해고자와 징계해고자를 복직시키지 않는다면 흥국생명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과 함께 ‘"안티흥국 국민행동"을 발족시키는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투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