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의 광우병 비정규직 철폐해야”

민주노총, 14일 비정규직 철폐 전국노동자대회 열어

대회 참가자들, 미친 소 반대 시청 앞 촛불문화제 결합

 일터의 광우병인 비정규직을 철폐하고,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특정위험물질(SRM)인 비정규보호법을 제거하기 위해 민주노총이 14일 대학로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2천여 노동자들이 모인 가운데 열린 이날 대회에서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은 “더 이상 망설일 필요도 주저할 필요도 없다”면서 “우리는 촛불을 지키고 광우병 쇠고기를 저지하기 위해 총파업을 한다”고 밝혔다. 이석행 위원장은 “화물연대와 건설기계 노동자들의 파업에 공권력을 투입하거나 구속한다면 총파업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석행 위원장은 “전 민중이 하나가 돼 이명박을 무릎 꿇리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 차별없는 세상, 노동자 민중이 주인되는 세상 만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민심과 노동자 요구를 제대로 알고 올바로 된 정책을 가지고 나와서 잘못을 인정하고 국민을 따르겠다고 해야 한다”면서 “화물연대 파업과 비정규직 투쟁을 공권력을 앞세워 탄압한다면 모든 책임을 이명박 대통령이 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경욱 이랜드일반노조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총파업 투쟁에 나서야 미조직 비정규 노동자를 조직할 수 있다”면서 “민주노총에게 지난해에는 이랜드-뉴코아 투쟁이 기회였고 올해는 촛불시위가 기회”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대회 중간에 이랜드일반노조 면목분회 승선화 조합원의 딸 배수연(24) 씨가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해 참가자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배수연 씨는 “파업한 지 1년이 흘러 평일에는 거리로, 주말에는 아르바이트해서 지칠 대로 지친 엄마는 꼭 승리할 거라는 희망이 있어 힘이 난다고 했다”면서 “다친 대로 다친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나라지만 엄마는 희망이 있어 상처를 동여매고 다시 거리로 나왔다”고 말했다.

이주노동자를 대표해 비제 서울경인이주노조 사무국장이 연대사를 했다. 비제 사무국장은 “이명박 정부 들어 폭력단속, 강제추방 등 이주노동자 탄압이 더욱 심해졌다”면서 “한국노동자들과 이주노동자들이 함께 싸워야 한다”고 호소했다.

대회를 마친 노동자들은 종로를 거쳐 청계광장을 향해 드럼통 굴리기, 오뚜기 때리기, 화물차 끌기 등 퍼포먼스를 하며 행진했다.

연맹 참가자들도 노동자대회를 마치고 함께 거리 행진을 했으며 저녁밥을 간단히 먹고 시청광장에서 열린 광우병위험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문화제에 함께했다. 문화제를 마친 참가자들은 3만여 노동자, 학생, 시민들과 함께 남대문을 거쳐 을지로, 종로를 돌아 광화문까지 촛불 행진을 하며 ‘전면 재협상 실시하라’ ‘이명박은 물러가라’ ‘대운하를 반대한다’ ‘0교시를 반대한다’ ‘민영화를 반대한다’ ‘의료 민영화 반대한다’ 등 광우병 쇠고기 관련 구호뿐만 아니라 교육, 의료, 환경, 노동 등 확대된 요구를 외쳤다.

촛불 행진 때문에 멈춰 선 버스 안 시민들은 짜증을 내기보다는 손을 흔들어 지지를 표시했으며 지나가던 화물차 운전사는 경적을 길게 울리며 힘을 보탰다. 길가에서 행진을 구경하던 시민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