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축협 망하게 하는 것이 농림부 기금관리위원회가 할일인가 농림부는 노조탄압에 동조 말고 화천양구축협을 정상화시켜라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가. 노조 때려잡겠다고 멀쩡한 축협을 망하게 하겠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그러나 그와 같은 일이 화천양구축협에서 벌어지고 있다. 파업을 무력화시키고 노조를 말살하기 위해 축협 하나쯤 날려버리겠다는 믿기 힘든 음모가 실제로 현실이 되고 있다.
9월 29일 화천양구축협 사측 비상대책위원회의 조합해산 결정에 이어 11월 17일 농림부 기금관리위원회의 계약이전이 결정됐다. 이와 같은 화천양구축협 해산 시나리오는 해당 지부뿐 아니라 전국적인 단결력을 통해 강력한 산별교섭 및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축협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해 농협중앙회, 경총이 앞장서 사주하고 농림부까지 노조탄압에 적극 동조하여 벌인 완벽한 ‘자작극’임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화천양구축협지부(이하 지부)는 본조의 지침에 따라 9월 26일 파업에 돌입하여 53일째 완강히 투쟁을 전개했을 뿐이다. 그러나 화천양구축협사측(이하 사측)은 노조의 파업투쟁 이전에도 그랬듯이 전혀 사태해결의 의지를 보이지 않고 교섭기피로 일관했다. 파업의 장기화에 따른 영업 차질에 대해서도 지부는 대승적 차원에서 대화와 타협을 통한 문제해결을 제시하였으나 사측은 위법을 불사하며 파업무력화, 노조말살 책동만을 일삼아 사태를 더욱 악화 시켰다.
노조를 깨고야 말겠다는 사측의 일념은 마침내 일명 ‘조합해산 자작극’을 탄생시켰다. 9월 29일 조합 비상대책위원회는 “노조를 탈퇴하지 않으면 조합을 해산하겠다”며 노조를 협박했다. 협박은 협박으로 끝나지 않았고 조합 해산결의에 겁먹은 (농민)조합원들의 예금인출 사태가 속출하는 등 조합에 급격한 위기가 닥쳐왔다. 무려 231억의 예수금이 빠져나가 유동성 위기를 맞았으며 결국 11월 1일 농림부는 영업정지 6개월을 내렸고 17일 현재 계약인수 결정을 내리고 말았다.
2005년 4월 28일 합병한 화천양구축협은 그 해 결산시 충당금 110%, 출자배당 7%, 2억원의 흑자를 실현한 건실한 조합이었다. 이와 같은 건실한 조합을 왜 갑자기 해산시키려고 했는가. 문제는 민주노조였다. 전국축협노조의 파업지침에 따라 완강히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화천양구지부의 싹을 완전히 쳐내겠다고 작정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화천양구지부를 시작으로 다른 지부들과 더 나아가 전국축협노조의 산별교섭과 투쟁을 무력화시켜 노조말살 및 강제적 구조조정 추진이라는 이중효과를 노리기 위함이 분명하다.
화천양구축협 죽이기가 농협중앙회와 사측이 벌인 ‘자작극’이라는 것은 사측 비대위가 노조를 협박한 사례에서, 또한 농협중앙회 강원지역 간부가 “노조를 해산하면 긴급자금 150억원을 지원 하겠다”고 회유한 사례 등 명백한 증거입수를 통해 확인되었다. 이에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위원장 정용건, 이하 사무금융연맹)은 농림부장관,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기금관리위원회 사무국,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 면담 등을 통해 화천양구축협 해산의 부당성을 낱낱이 알리고 정상화를 촉구한 바 있다.
그런데도 11월 17일 농림부 기금관리위원회는 연천축협과 함께 화천양구축협에 대해 사형선고와도 같은 계약이전을 결정했다. 농림부는 정말 아무 생각이 없는가. 아니면 지역 축협에 대한 대대적인 노조탄압의 만행에 적극 동조하기로 작심이라도 한 것인가. 조합에는 축협노동자의 눈물과 한이 서려 있고 농민들의 피와 땀이 녹아있다. 그런데 관료들로 이루어진 사무국이 하자는 대로 거수기 노릇이나 하고 한 술 더 떠 노조탄압에 앞장서는 농림부 기금관리위원회라면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다. 반노동자적, 반농민적 농림부 기금관리위원회는 이참에 간판을 내려라.
사무금융연맹은 화천양구축협에 자행된 ‘조합해산 자작극’과 그의 결정판인 농림부 기금관리위원회의 계약이전 결정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전국축협노조 뿐 아니라 노동계의 모든 현안에 대해 반노동자적으로 사주하고 적극 개입하여 민주노조 파괴에 앞장서고 있는 경총에 대해서도 응분의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사무금융연맹은 민주노조 사수와 축협 회생을 위해 전국축협노조의 선도적인 투쟁과 함께 8만 사무금융 조합원의 총력을 모아 강력히 응징할 것임을 천명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