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수노조 허용 3년 유예...복수노조 금지 조항 때문에 노동조합조차 만들 수 없었던 수많은 노동자들은 97년, 2002년에 각 5년씩에 이어 또 다시 3년을 기다리게 되었다. 복수노조 금지 조항은 ILO가 13차례에 걸쳐 전면 허용을 권고해 올 정도로 노동자의 단결권을 침해한 대표적 악법이었다.

비정규노조연대회의는 "삼성의 무노조 정책, 포스코의 20명짜리 유령노조 정책으로 자유로운 노동탄압을 할 수 있도록 열어준 조항"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실제 복수노조금지조항의 유예를 삼성측은 두손두발 들고 환영했다고 한다.  

▷ 공공부문 노동자의 단결권 가로막는 필수공익사업장 확대와 대체근로 허용...지난 3월 ILO는 기존의 필수공익사업 목록도 문제가 있다며 목록을 축소, 수정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그러나 한국정부는 필수공익사업을 더욱 확대하고 대체근로까지 허용했다.

대체근로 허용은 근로기준법 상 금지되어 있는 사항이다. 그러나 정부는 공식적으로 대체근로를 인정하며 부당노동행위를 앞장서 저지를 수 있는 토대를 만든 것이다. 공공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면 정부는 교섭을 통해 요구를 듣고 조정하기 보다는 대체근로를 투입해  아무 일 없는 듯 무시하면 되는 것이다.

직권중재 폐지라는 허울 좋은 말 속에는 합법적인 대체근로 투입으로 노동자들의 입을 막겠다는, 노동자의 기본권인 단결권을 무시하겠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 부당해고 판결에 8년, 그래도 돈이면 끝?... 부당해고 시 형사처벌 조항을 삭제하고 금전보상 허용하는 것도 합의되었다. 근로자가 요청할 시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이는 전제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지금도 부당해고 판정을 받기 위해 몇년씩 걸려 법원을 전전해야 한다. 얼마 전 부당해고 판정을 받은 현대미포조선 해고자는 8년 3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부당해고 판정을 받아도 사측은 형사처벌을 피할 수 있게 되었으며, 복직을 시키지 않아도 된다. 그저 돈으로 해결하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