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노조, 여성조합원 및 비정규 여성노동자에 무료 배포
  
“본사 영업팀에서 근무하는데, 우리 팀은 저녁에 법인을 접대하는 술자리가 자주 있습니다. 벌써 두 번째에요. 밤 11시가 넘었는데 팀장이 전화를 합니다. 술자리에 나오라는 겁니다. 처음에는 황당하기도 했지만 팀장이 전화하는 것이고, 나는 계약직이라 싫다고 하면 재계약이 안 될지도 모르고 해서 나갔습니다. 팀장이 직접 그러는 것은 아니지만, 분위기상 법인고객한테 술을 따라야 하고…. 밤늦게 전화해서 술자리에 나오라는 게 성희롱은 아닌지요.”

증권노조가 발간한 국내 첫 여성노동매체 ‘여파’ 창간호에 실린 상담 내용 중 일부다.

증권노조 여성위원회(위원장 이은순)는 29일 “여성노동자들의 노동조건, 여성노동자들의 다양한 정체성과 욕구를 솔직히 드러내는 매체인 ‘계간 여파’를 창간했다”고 밝혔다.

‘여’는 ‘여성, 여성주의’를, ‘파’는 ‘파장, 파란, 파도, 파고’ 등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게 증권노조 관계자의 설명이다. 3,200부가 발행되는 ‘계간 여파’는 전 증권사 지점에 무료로 배포되며, 특히 증권노조 여성 조합원은 물론 증권업에 종사하는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에게도 무료로 배포된다.

이은순 증권노조 여성위원장은 “증권산업 여성노동자들은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채용되는 등 고용에서부터 차별을 받고 있다”며 “여성은 성별분업에 의해 지점관리(텔러), 콜센터, 본사 일반사무업무로 배치되는데 성별배치는 성차별적 인사고과와 결합돼 누적적 승진차별로 나타나고, 최근엔 저임금을 유지하는 성차별적 직군제가 확산되고 있는 추세가 ‘계간 여파’ 창간의 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김은아 ‘계간 여파’ 편집장(증권노조 교선실장)은 “여파 창간으로 증권노조 조직화에도 상당한 진전이 있을 것”이라며 “여성노동력을 주변화 시키고 차별을 확산하는 모든 제도에 저항하고 경쟁과 차별을 극복하는 대안을 여파가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계간 여파’ 창간호는 증권여성의 성차별적 근무환경 실태를 진단하고 평등노동권 보장을 위한 방안을 기획특집으로 다뤘으며, "당당하게 여성", "이슈", "자기만의 방", "별별이야기 그리고 치유" 등의 고정꼭지에서는 여성노동자의 삶과 생각, 노동조건, 고충과 고민, 해결방법 등을 담아냈다.  
  
정병기 기자  gi@labortoday.co.kr  
        
2006-08-30 오후 12:17:14  입력 ⓒ매일노동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