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협상이 과연 무엇이기에 평화적 기자회견도 폭력으로 강제 진압하는 것인가?

한미FTA 2차 협상이 진행되는 10일 장충동 신라호텔 앞에서는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이하 범국본)주최의 협상저지 촉구 기자회견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경찰은 신라호텔과 장충체육관 주변에 3000여 경찰병력을 투입해 범국본의 기자회견을 원천봉쇄했다.
경찰은 신라호텔 앞 횡단보도부터 특별경계구역이란 이유로 기자회견을 허용하지 않은 것은 물론 장충체육관 앞 기자회견도 폭력을 동원해 막아섰다.

범국본은 오전 9시로 예정된 기자회견을 진행하기 위해 민주노총 방송차량을 장충체육관 앞에 설치하고 기자회견을 진행하려 했으나 경찰의 침탈로 많은 부상자가 속출하는 등 기자회견을 정상적으로 진행하지 못했다.
특히, 참가자들을 완전 고립시킨 상태에서 밀어붙이기식 침탈로 다수의 참가자들이 다치고 기자들 또한 경찰의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침탈에 밀려 곳곳에서 경찰과 충돌 하는 등 "도대체 FTA 협상이 무엇인데 법적으로도 보장된 평화적 기자회견마저도 막아서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며 참가자들은 경찰의 행태에 분노를 감주지 않았다.

주재준 범국본 상황실장은 "지난 방미 원정투쟁 중 백악관 앞 기자회견에도 미국 경찰이 기자회견장을 둘러싸지도 않았는데 한국 경찰은 기자회견 참가자들의 참석을 원천 봉쇄하는 것도 모자라 폭력으로 회견 자체를 무산시키려 한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경찰의 봉쇄는 극에 달해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의 모든 출구를 봉쇄해 일반 시민과 실랑이가 벌어지는 등 결코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만행을 자행했다.

이후 계속되는 경찰의 봉쇄 속에서 범국본은 약식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경찰은 민주노총 방송차량을 견인하기 위해 대형 견인차를 동원하는 등 기자회견 참석자들과 경찰간의 충돌이 계속됐다.

특히 경찰은 방송차량을 인간 띠로 두른 KTX 비정규직 여승무원들을 무자비하게 밀어 붙여 다수의 여성노동자들이 부상을 입었으며 무대 위에 올라가 있던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강제로 해산시키는 과정에서도 다수의 참가자들이 방송차 아래도 떨어져 부상을 입었다.

범국본은 향후 모든 일정을 신라호텔 앞 유세차량에서 진행하면서 경찰의 폭력진압에 대한 항의를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박석운 범국본 상임대표는 "경찰의 불법 폭력행위가 평화롭게 진행할 수 있는 기자회견을 막아섰다"며 "이후 일어나는 모든 불행한 사태에 대해 경찰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미국의 양대 노총인 미국노총산별회의와 승리혁신연맹도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한ㆍ미 FTA가 양국 노동자의 권리를 약화시키고 고용불안을 야기할 것이라며 FTA 협상을 중단하라고 요구했고, 민노총 산하 26개 장기투쟁사업장 노동자들도 기자회견을 통해 FTA 반대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