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과정에서 회사를 빈껍데기로 만들면서 고용보장은 하지 않으려는 경영진과 밤샘교섭을 한 것을 야간공동감금죄로, 주무관청에서 인정한 절차와 수단,방법,목적의 정당성을 모두 갖춘 정당한 쟁의행위인 파업에 대해 공권력을 좌지우지하여 불법파업으로 몰아 업무방해로 고소고발하여 몇차례 출두 법정공방을 벌인 결과 파업이 끝난지 1년 6개월만에 노동조합 간부가 검찰로부터 징역3년이나 되는 과도한 구형을 받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이는 70년대 군사독재시절에나 있을법한 구태여서 우리의 눈과 귀를 의심케 한다. 유상감자를 몰래 실시하려던 2004년 11월 4일 밤은 사장실앞에 전 직원이 모여 우리금융 관계자는 물론 경찰관계자까지 지켜본 가운데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자리였는데 마치 조직폭력배 등에서나 일어날 수 있을듯한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을 적용시켜 노동조합 간부를 다섯 명씩이나 실형으로 사법처리시키려는 우리금융의 재주는 차라리 신기에 가깝다.
또한 합병후 2년간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합병에 따른 합의서의 서명당사자로서 합병한지 불과 3개월만에 또다시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자행하는 회사에게 약속을 이행하고 강제퇴직을 철회하라는 노동조합의 요구는 너무나도 정당했다. 그러나 회사와 우리금융은 약속을 이행하기는커녕 사법기관을 구원투수로 내세워 온갖 노동탄압 행위를 지금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결국 정당한 합의서를 준수하라는 요구에 대해 돌아온 대답은 노동조합 죽이기와 집행간부들에 대한 재판과 구형뿐이었다. 정당한 행위마저 무시되고 상식이 무너지는 이런 상황에서 우리증권 출신 직원들이 우리투자증권 합병사에 대해 과연 무엇을 더 기대할 수 있겠는가.
아직도 우리금융과 회사는 노동조합이 대규모 폭력사태라도 일으킨 것처럼 호들갑을 떨며 간부들을 해고하여 노동조합을 말살하려는데 혈안이 돼 있다. 이는 우리금융과 회사자신이 순한 양의 탈을 뒤집어 쓴 채 온갖 가공할 만한 폭력을 휘두르고 있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우리금융은 800 여명에 달하는 직원에 대한 강제적ㆍ폭력적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했을 뿐만 아니라 퇴직 명령을 거부한 직원들에 대해서는 지금도 고객개척TFT라는 특수조직을 만들어 노동기본권을 말살하고 폭압적인 인격 모독까지 자행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역시 정당한 파업을 수행하였던 노조원들을 협박하여 근본적인 노조활동 마저 위축시키고 복수노조를 허용할 수 없다는 자신들의 목표를 관철시키고자 노동조합 간부들을 실형선고에 이르게 하는 자신들의 폭력성과 야만성을 만천하에 드러내고 있다. 실형이상의 확정판결을 받을 시에만 징계할 수 있다는 단체협약을 어기고 5명을 집단으로 부당해고함으로써 겪어야 할 가족들과 동료들의 고통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것이다. 과연 우리회사에서 발생하고 있는 이 폭력사태의 주범은 누구란 말인가.
대표이사 사장은 밟으면 밟을수록 유리하다는 더 이상의 큰 착각에 빠져 상황을 오판해서는 안된다. 검경을 동원한 탄압에 위축될 우리 노동조합이었다면 이 자리까지 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내리칠수록 단단해지는 강철같이, 짓밟혀도 다시 일어서는 들풀처럼 노동조합의 투쟁의지는 결코 꺾이지 않을 것이다.
회사는 지금이라도 노동조합 간부들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고 간부 및 조합원들에대한 일체의 신분상,일신상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는 면책합의를 해야만 할 것이며 고객개척TFT를 비롯한 수 많은 억압 장치들을 해체해야 한다. 이것은 잃어버린 우리의 자화상을 되찾아주는 최소한의 도리이자 의무이다.
무수한 폭력적인 제도와 억압 장치가 떠받치고 있는 ‘다니고 싶은 직장’은 신기루에 불과할 뿐이다. 이러한 폭력적인 방식에 기초한 노조 통합의 미래는 불을 보듯 뻔하다. 경영진이 가학적인 유희에 빠져 직원 협박을 일삼는 조직에 무슨 희망이 있겠는가. 하지만 노동조합은 그 잃어버린 희망을 찾기 위해 끝까지 투쟁해 나갈 것이다.
